하지만 곧 심하게 눈이 시려왔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시려움이었다. 냉동실에서 차갑게 얼려둔 수건을 갖다대고 또 갖다대도 아픔은 쉽게 가라앉지를 않았다. 잠을 잘 수 없었다. 이것이 병원서 말한 '약간의 불편함'이었던가. 그래도 '오늘만 지나면 괜찮아지겠지'하면서 밤새 끙끙 앓았다. 수술 이틀째... 밤을 새다시피 한 후 동이 터왔다. 눈의 시려움은 어느정도 없어졌지만 이제는 '이물감'이 심하게 느껴진다. 눈에 뭔가가 들어가있는 듯한 느낌. 누군가 모래 한웅큼을 내 눈속에 집어넣은 듯한 아픔을 느꼈다. 차라리 울고 싶은 심정이지만 눈으로 울어야되는데... 언 수건을 눈두덩이에 계속 대면서 눈을 감고 있었다. 와이프가 떠먹여주는 밥을 먹구 TV시청은 불가능했다. 눈을 뜰 수가 없었던 것이..
M라섹은 근시교정 수술의 한 종류이다. 널리 알려진 라식과 유사하지만 각막 두께가 얇거나 고도근시일 경우 이 수술을 한다고 한다. 물론 라식보다 부작용이 덜해 위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권유하는 병원이 있다고는 하지만... 얼마전부터 잦은 두통이 생겨 건강검진할 때 알아보니 근시의 원인도 있다고 했다. 7.5디옵터의 고도근시다. 디옵터는 시력검사표의 제일 위에 있는 글자도 안보이는 시력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안좋다. 여튼 그래서 주변에 물어보니 라식의 경우에는 하룻밤이면 정상시력을 되찾아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M-라식의 경우도 3~4일이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해서 거금을 들여 M라섹 수술을 받으러 갔다. 병원에서도 4일정도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된다고 해서 회사에다 5일 정도 휴가를 냈다..
공항이다. 대구에 내려간다... 새벽부터 출근해서 열씨미(?) 일하다가 오후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서 옷갈아입고 대구로 가려고 공항에 도착했다. 낼 친구 결혼식이다. 요즘은 주말이라고 제대로 쉴 틈도 없다. 게으르고 만사가 귀찮은 내가 바쁘니까 혼란스럽다. 그런 느낌이다. 처음으로 자전거를 탈 때 갑작스레 언덕길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 어찌어찌 하면서 가는... 공항에도 사람이 대개 많다...다들 어디로 왜 가는 걸까.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나도 빠르게 돌아가고.. 정신을 차릴 수도 없이...
해변의 카프카 (상)오랜만에 무라키미 하루키의 책을 읽어봤다. 나이가 들수록 소설류 같은, 자꾸 내 현실과 유리된 책은 손에 선뜻 잡히질 않는다. 한때 많이 봤던 하루키를 이젠 거의 보지 않는다. 며칠전 담배를 사려고 편의점에 들렸다 해변의 카프카가 매장 입구쪽 잘 보이는 쪽에 진열돼있었다. 책을 집어들고 그날밤 꼬박 읽었다. 책읽기의 감각을 되돌리는데 한참을 걸렸지만 일단 궤도에 오르니 몇시간만에 읽어버렸다. 해변의 카프카라는 제목이 내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한 아이의 가출에 대한 이야기와 그를 둘러싼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아직 하편을 읽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재미가 솔솔하다. 하편을 빨리 사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