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어두운 계곡 사이, 서로 다른 세계를 대표하는 두 저격수의 금단의 사랑과 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더 캐니언'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전쟁이나 좀비영화 취향인데 마침 애플 제품을 구매한 덕에 애플TV+ 3개월 무료구독권이 생겨 바로 챙겨봤습니다. 줄거리상처 입은 전직 해병대원 리바이(마일스 텔러)와 리투아니아 용병 드라사(안야 테일러 조이)는 서로 다른 이념을 지닌 채 같은 목적으로 지도에도 없는 협곡에 파견됩니다. 1년 동안 '할로우맨'이라는 존재가 협곡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 임무를 맡은 두 사람은 서쪽과 동쪽 탑에서 서로를 감시하며 점차 친밀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설로만 들었던 할로우맨이 모습을 드러내고 두 사람은 생존과 사랑, 그리고 인류의 안전을 위한 사투에 ..
제가 좋아하는 스파이 시리즈 한편을 넷플릭스에서 봤습니다. '블랙 도브(Black Doves)'라는 첩보 스릴러 드라마로 총 6부작입니다. 액션이 많지는 않지만 한순간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드라마였습니다. 더불어 두 명의 주연배우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이미 호감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도. 여주인공 키이라 나이틀리는 영국 출신의 배우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와 '어톤먼트' 등을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고 특히 '비긴 어게인'으로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벤 위쇼 또한 영국의 배우로, 영화 '007' 시리즈의 Q 역할과 '클라우드 아틀라스', 드라마 '프라임 서스펙트' 등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줄거리 주인공 헬렌 웹(키이라 나이틀리 분)은 영국 국방부 장관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경사 중의 경사인데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때문에 축하 분위기가 나지 않습니다. 한강은 노벨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에서 열린 노벨상 연회에서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문장 하나하나 울림이 커서 수상 소감 전문을 공유합니다.폐하, 왕실 전하, 신사 숙녀 여러분.제가 여덟 살이던 날을 기억합니다. 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더니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너무 세차게 내리자 20여 명의 아이들이 건물 처마 밑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처마 밑에 또 다른 작은 군중이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
오늘은 조정석의 1인 2역 변신이 돋보이는 '파일럿' 입니다. 뭐 재미있을까? 하고 시간이나 때우자고 딸아이와 봤는데 끝까지 봤습니다.줄거리는...영화 '파일럿'은 2024년 7월 31일에 개봉한 코미디 드라마로, 조정석, 이주명, 한선화 등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 작품은 스웨덴 영화 '콕핏'을 원작으로 하며, 여장을 통해 재취업을 시도하는 남성 파일럿의 이야기를 그립니다.한정우(조정석)는 뛰어난 비행 실력과 준수한 외모로 유명한 스타 파일럿입니다. 그러나 회식 자리에서 승무원들의 외모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이 녹음되어 공개되면서 성희롱 논란에 휘말리고, 결국 해고당합니다. 이후 다른 항공사에 지원하지만 블랙리스트에 올라 번번이 거절당하고, 가정에서도 아내로부터 이혼을 요구받는 등 연이은 불운을 겪습니다..
"월급쟁이는 인생 카드를 타인이 쥐고 있다. 어디로 배속되느냐 하는 것도 타인이 결정하고, 출세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도 타인의 손에 달려 있다." - 소설 '끝난 사람' 중에서 후배와 이러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젋지도 그렇다고 늙지도 않은 애매한 나이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러다 추천한 책 '끝난 사람'이었다. 며칠 후 후배가 직접 사다주기까지 한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줄거리'끝난 사람'은 정년퇴직을 맞이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오노 다쓰오는 동경대 법대를 졸업하고 메이저 은행에서 엘리트 생활을 했지만, 출세 코스에서 밀려나 은행 자회사로 전출되어 정년을 맞이하게 된다. 퇴직 후, 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무료함과 상실감, 그리고 사회에서 밀려났다는 소외감에 시달린다...
항상 맛집 찾는 게 일이다. 굳이 일일이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막상 누군가와 식사 약속을 잡게 되면 어딜 가야하나 하는 막막함이 앞선다. 꼭 손님이 아니더라도 오랜만에 가족끼리 외식을 나가기로 해도 같다. 스마트폰에서 관련 어플을 켜본다. 평점도 좋고 리뷰도 많지만 소위 '작업'한 건 아닌가 하는 직업병이 발동하기도 한다. 언젠가 가보니 실망했던 기억도 한몫했을 거다. 재미있게 받아보는 뉴스레터 '앨리스모먼트 alicemedia.co'에서 전국 맛집 맵을 소개했다. KBS에서 방영된 음식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만들어 공개한 맛집 지도란다. 오래된밥집, 탕.찌개 등 카테고리별로 구분되어 있어 골라보기 편하다. 내가 괜찮게 생각했던 식당도 있어 그런지 신뢰감이 팍팍 든다. 이제는 자..
중년의 나이,아버지란 이름으로, 가장의 이름으로 산 지 조만간 20년이다.‘아빠는 눈 세 개 달린 괴물과 싸우러 세상에 나간다’고 아빠의 존재가 동화 속에서 묘사된 기억이 난다. 사회성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 성격이기에 가장의 역할은 너무 무겁고 힘들다. 하지만 내려놓을 틈이 없다.멈추면 가족이 멈추기 때문에. 그게 두렵기 때문에 쉬지 않고 가야만 한다. 오늘 80 넘은 아버지의 부상 소식에 걱정과 더불어 바로 알리지 않은 것에 괜스레 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고서도 아버지에게 역시 바로 연락하지 않은 와이프에게 짜증을 냈다.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원망은 아버지에게로 향했다. 나도 살아야겠기에, 극복하지 못해 성숙하지 못해 아버지와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어때야 한다”는 사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