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심근경색을 겪고 난 이후 조오련 선생이 같은 병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들게 한 사건이다. 운동선수였고 특히 수영선수여서 뛰어난 심폐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심근경색이 올 수 있고 더구나 그 주된 원인이 '스트레스'로 추정해보면 내 경우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물론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불규칙하고 불균형한 식사가 원인으로 작용했겠지만 나름 젋은 시기에 온 것은 스트레스가 주된 이유라 생각된다. 내 성격도 A형은 아니지만 A형과 비슷한 성격이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스타일인 것 같다. 혼자 꼼꼼하고 완벽한 척은 다 하고 그렇게 일이 안되면 스트레스받고 고집도 세서 남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 등등...
퇴원한 이후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다. 산속에서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고 피할 수 없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즉 내 성격이 바뀌지 않고서는 이 병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앞으로 건강하게 살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성격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이런저런 책도 읽어보고 많은 이야기도 들어봤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아침에 뭔가를 변화시키겠다는 것 자체가 욕심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게 되면서 조금씩조금씩 과거와는 다르게 세상을 보기 시작한 것 같다. 더불어 회사에 복귀하면서 다시 명상을 하게되면서 마음도 편안해지고 있다.
심근경색의 주적인 스트레스는 단지 참거나 회피한다고 해결될 수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흔하디 흔한 말이나 스트레스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타인때문에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눈여겨보면 결국 자신이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아직도 멀었지만 조금씩 바뀌는 내 모습에 행복해지니 오히려 심근경색이 좋은 계기였다고까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