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죽음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_2

충분히 잠을 잔 후 새벽녘에 일어나보니 이제서야 중환자실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내과 중환자실이라 그런지 대부분 연세가 많이 드신 분들이 하루종일 누워서 생활하시는 것 같았다. 아직도 밤사이 일어난 일들을 실감하지 못한 난 내가 왜 중환자실에 누워있어야 하는 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고통도 거의 없고 몸도 개운한데 일반병동으로 가도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아침과 점심시간에 들리는 와이프의 얼굴은 걱정이 가득했다. 퇴원한 후 들어보니 상황이 심각해 혈전제를 많이 사용했고 그로 인해 뇌출혈이 올 수도 있는 상태였고 시술 직후 부정맥이 심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 심각해...시술한 오른쪽 다리를 움직일 수 없어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불편한 게 없어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중환자실이 심심한 나는 만화책이나 빌려달라고 했으니...

약 이틀이 경과한 후 일반병동으로 옮겨갔다. 막상 24시간 간호사가 대기하고 각종 장비로 날 케어하던 중환자실을 벗어나니 두려운 마음이 없진 않았다. 병실로 오자마자 답답한 느낌이던 오른쪽 늑골에 물이 찼다고 이것저것 검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다시 무서운 마음이 엄습한다. 등뒤로 주사를 찔러 물을 빼내고 CT 촬영도 하고 며칠을 그렇게 보내고 심근경색 발생으로 생긴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심장 아래 물이 차는데 내 경우는 아죽 확률상 낮다며 특이하다고, 그래도 자연스레 괜찮아진다고 의사가 말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일반병동으로 옮기니 그동안 놀란 가족들이 병문안을 왔다. 회사동료와 친구들도 왔지만 몸이 극도로 피곤해 다들 일찍 보냈다. 점차 내게 닥친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하자 두려움과 불안은 더욱 커져갔다. 더구나 퇴원을 앞두고 다시 쓰러진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하니 밤에 잠들기가 무서울 때도 생겼다. 병원에 들어온 지 8일만에 퇴원이 결정됐다. 의사 말로는 빠르면 4일 정도면 퇴원한다는 하는데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에 비해 퇴원이 빠른 것에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더구나 퇴원하니 불안과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