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관을 믿으세요?

김선일씨가 지난 5월말에 납치돼 거의 3주가 지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우리 정부는 몰랐는가, 아니면 알면서 숨겼나 하는 점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알 수 있었으면서도 몰랐다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해외에 나가 현지 한국공관을 한번이라도 가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고위층이 아니라면 그곳 자국민을 대하는 분위기가 어떤 지 알 것이다.

해외 나가면 한국사람만 보면 왠지 반갑고 한국 공관에 걸린 태극기만 봐도 든든한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일이 있어 한국 공관에 가보면 그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물론 모든 외교관, 모든 공관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경험과 내 친구들의 경험으로 보면 그리 다르지 않았다.

누군가가 그랬다. 해외 외교관들의 주요 임무가 뭔지. 자국민 보호나 지원이 첫째가 아니라 한국에서 오는 주요 인사 영접이 첫째라고 했다. 과장이 아니라고 본다.

이라크 현지에서도 교민들 사이에서 한국인이 실종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었다고 한다. 공관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못 들었다면 그들은 불필요한 존재일 것이고 듣고도 무시했다면 엄연한 직무유기다. 정부도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과연 정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들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고 정부의 역할을 대신하는 이 상황이 무정부상태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란 말이 있는데 아마도 외교부는 해외를 안방 드나듯이 해서 그런지 애국자가 되지도 않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