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씨 사건의 핵심을 오도하지 말라

고 김선일씨의 유해가 한국으로 돌아오고 초상을 치루고 있는 사이 인터넷에서 고 김선일씨 보상문제를 둘러싼 가족관계에 대한 희한한 소문이 퍼지고 있다.

보상금 50억 요구, 국립묘지 안장, 동상 건립, 교회 건립 등...더불어 고 김씨가 가족과는 연락도 끊은 관계라던가 어머니가 세번째 계모라던가 하는 소문과 어울려 묘한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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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문이 떠돌면서 고 김선일씨 사건에 대해 슬프고 분노했던 사회 분위기에 약간의 균열감을 느낀다. 정보 부족으로 인한 의혹투성이라 더욱 그럴 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고 김선일씨는 한국인이며 그가 이라크에 간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재외국민의 한사람이고,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한국군 철수를 요구한 저항세력의 인질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능력하고도 무책임한 정부에 분노하고 파병을 가게끔 만든 미국에 분노하고 식민지적 상황에 분노하고 그 틈에 희생된 김선일씨의 죽음에 슬퍼하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소문들이 설혹 사실이라 하더라도 가정마다 하나의 역사가 있고 그건 타자(他者)의 잣대로는 잴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제발 핵심을 비껴가는 이야기로 사안을 오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