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알기 쉽게 풀어보는 반도체 산업

반도체는 현대 기술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컴퓨터는 물론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없이는 작동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런 반도체 산업의 구조와 현재 상황을 쉽게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도체 시장 정리(출처=KDI)

반도체의 두 가지 큰 분류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와 '비메모리'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780조 원인데, 이 중 메모리가 24%, 비메모리가 76%를 차지합니다.

메모리는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입니다. 컴퓨터의 RAM이나 스마트폰의 저장장치가 대표적인 예시죠. 반면 비메모리는 정보를 처리하고 연산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입니다. 흔히 'CPU'라고 부르는 중앙처리장치가 대표적인 비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반도체 기업들 종류

반도체 산업에는 여러 종류의 기업들이 있습니다. 마치 자동차 산업에 완성차 제조사, 부품 제조사가 있는 것처럼 반도체 산업도 각자의 역할이 있는 기업들이 모여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좌 : 2023년 가트너/머니투데이, 우 : 2024년 3분기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먼저 종합 반도체 기업(IDM)은 반도체 제조의 모든 과정을 한 회사에서 수행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설계부터 생산, 테스트까지 전 과정을 직접 담당하며, 이를 위해 수조 원이 드는 생산 설비인 팹*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전체 공정을 직접 통제할 수 있어 품질 관리가 용이하고 기술 축적과 노하우 보호가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하고 설비 가동률을 항상 높게 유지해야 하며,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큰 부담이 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팹(Fab)은 ‘Fabrication Facility’의 줄임말로,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설비를 의미합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핵심 재료로, 팹에서 정밀한 공정을 통해 제조됩니다. 팹의 건설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수 조 원 이상의 투자금이 소요되며, 첨단 기술과 인프라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팹리스는 제조 공장 없이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Fab(제조공장)'과 'less(없는)'의 합성어로, 실제 생산은 파운드리 기업에 위탁하고 자신들은 창의적인 설계와 개발에 주력합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혁신적인 설계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합니다. 주로 특정 분야나 용도에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며, 시장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팹리스 매출액 순위

파운드리는 다른 기업들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전문 제조기업입니다. 첨단 제조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수율과 대규모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양한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며, 팹리스 기업들의 든든한 생산 기지 역할을 합니다. 또한 첨단 공정 개발을 주도하고 생산 기술 혁신을 이끌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추이(출처=카운터리포트)


마지막으로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산업의 '통역사' 역할을 하는 기업입니다. 팹리스 기업이 만든 설계도를 실제 생산이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반도체 설계를 최적화하고 제조 공정에 맞게 변환하며, 설계 검증과 테스트도 담당합니다. 또한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여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의 기술적 가교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 향상과 설계 품질 향상, 개발 기간 단축에 크게 기여합니다.

이러한 네 가지 유형의 기업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긴밀하게 협력하며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