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라섹의 비밀...3

M-라섹의 비밀 마지막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진행중이지만...

수술 나흘째 병원을 갔더니 의사도 없었다. 물론 일요일이지만 날짜가 돼서 왔는데 의사는 없고 병원 직원인 것같은 사람만 있었다. 약간 황당했다.

그 직원이 수술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덮어둔 보호렌즈를 벗겨냈다. 아마도 그것때문에 심하게 이물감이 느껴졌을 것이라고 병원측에서 이야기했다. 만약 이물감이 또 느껴지면 병원으로 즉시 오라는 이야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아픈 것에 대한 안심이 되었지만 이제는 내일로 다가온 출근을 위한 정상시력 회복이 관건이다. 그동안 아픈 것때문에 잘 몰랐지만 시력은 잘 보이지 않았다. 뿌옇게만 보였고 책은 물론이고 컴텨 모니터의 글자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고 보려고 노력해도 눈만 아팠다.

그 자리에서 시력을 물어보니 대충 0.3 정도는 나와야 된다며 시력검사표 앞으로 날 데려갔다. 검사를 하니 0.1에 해당하는 제일 상단의 숫자도 몇 개로 보였다.

나 : "희미한데...잘 안보이는데요..."
직원 : "아 0.3은 나오니 걱정 말아요" 이러면서 집에 가보라고 했다.
황당~~~~
나 : "안 보이는 것도 안보이는 거고 4일이면 괜찮다고 해서 내일 출근해야 되는데요. 어쩌죠?"
직원 : "그 정도면 괜찮아요. 그리고 한 달 정도는 완전하게는 힘들죠. 동료 도움받아서 업무하세요."

왕--짜--쯩

이게 무슨 소린가. 원래 늦어도 4일이면 일상생활에 지장없다고 했는데 이제와서 안된다니...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왔다. 컴텨를 켰지만 안 보인다. 그래서 회사에 전화해서 휴가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휴가를 다 쓰겠다고...흑흑

그 후로도 그날밤 수술부위가 완전히 아물지 않아 이물감을 느껴 다음날 병원에 가서 다시 보조렌즈를 하루 더 끼고 있는가 하면 다시 희미한 건 원시 때문이며 원래 그런 것이고 한 달 정도는 돼야 깨끗할 것이라는 등등...

수술 오일째 접어들어 내가 약간 눈을 뜰 수 있게 되자 와이프는 이제 그만 엄살 부리고 눈을 부릅뜨고 살라며 내 눈을 잡아당기며 귀찮게 했다. 7개월 된 우리 아기는 자는 내 눈을 찔러버려 한동안 날 놀라게 했다.

오늘로 휴가 12일째, 수술 11일째다.

아직도 원시는 다 없어지지 않았지만 뚫어지게 쳐다보면 컴텨 모니터는 볼 수 있다. 10여일 넘게 방치해둔 컴텨와 수술 직전 장만한 PDA를 눈을 크게 뜨고 조금씩 만지고 놀고 있다. 와이프는 다 나은 것이라 판단된다며 애기보기와 가정사분담을 '강력히' 요구하는 분위기다

회사 눈치보며 낸 휴가는 아직도 남았지만 돌아가서 해야할 업무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눈을 생각하면 걱정이다.

나의 M-라섹 수술기는 이렇게 아직도 진행중이다. 눈이 아프다. 그만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