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충북 청주에서는 '2000 청주인쇄출판박람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출판이면 문화쪽 아닌가'라고 의문을 가지고 있으신 분도 계실 것이지만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자책(e-book) 분야도 출판의 미래영역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종이책을 디지털화하여 각종 단말기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책을 말합니다. 단말기로는 데스크탑 혹은 노트북 컴퓨터는 물론이고 PDA, 휴대폰, 그리고 전자책 전용 단말기 등이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 접속은 되어 있어야죠.
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전자책 DB가 있는 사이트에 접속해 책 내용을 다운로드 받은 뒤 전자책을 펼쳐 읽으면 됩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2005년이면 전자책이 전체 출판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직까지 전자책 시장 전망이 밝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업계관계자들 조차 확신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이 말하는 전자책 분야의 문제를 정리해보면 대략 다섯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저작권 문제입니다. 20~25% 정도의 인세를 받는 작가들이 인세 인상을 요구해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도 못한 전자책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표준화도 문제입니다. 현재 각 사업자마다 PDF, XML, HTML 등 다른 기술을 구현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결국 중복투자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셋째, MP3와 같이 복제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도 결국 보안 솔루션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넷째, 개인단말기의 상용화 문제입니다. 전자책의 강점은 휴대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얼마전에 김정기 기자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전자책 전용 단말기나 PDA가 최소한 30만원대(비싼 것은 100만원대)를 넘고 있어서 보급이 아직은 쉽지가 않습니다.
다섯째, 콘텐츠 확보입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전자책은 약 만여권에 불과한 실정이고 소비자들이 아직 종이책을 더욱 선호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아직은 대부분이 고전 명작 같은 소설류나 어린이 서적 뿐입니다.
그럼에도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훨씬 싸고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점, 그리고 기업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콘텐츠화 할 수 있어 장기적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략 한권 분량을 다운로드 받는데 500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최신 서적의 경우에는 구하기는 어렵지만 몇천원 정도입니다.
지금 당장 전자책 전문 단말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전자책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PC로 전자책 전문 사이트들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무료로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전자책 서점으로는 한국전자북(www.hiebook.co.kr) 혹은 yes24(www.yes24.co.kr), 북토피아(www.booktopia.co.kr) 등이 있구요, 이밖에도 20여개 정도 전문 사이트가 있습니다. 직접 경험해 보시고 전자책의 미래를 가늠해 보시지요.
박람회는 청주 예술의 전당 주위에서 10월22일까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