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지난 주부터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회사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해 가능한 거리가 된 이유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으로는 느낄 수 없는, 살아있는 주변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자전거 속도로는 주변과 사람들을 온전히 느끼고 감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많았다. 물론 운동이 된다는 이유도 컸지만.

마포에서 서대문까지 자전거 저속으로 약 30분 거리, 총 거리 3.79Km 정도 되는 짧다면 짧은 거리 출퇴근 길이다. 한번의 언덕길이 있으나 쉬운 코스에 해당되는 길이다.



자전거는 내가 아끼는  '스트라이다' 이다.  도심 출근족에 어울린다는 선전이 있었는데 아마 도심문화나 기반시설이 훌륭한 외국에 어울리는 선전인 듯 하다. 2007/07/23 - 자전거 '스트라이다'를 사다


처음으로 출근한 날 남긴 트위터 글.
http://twitter.com/anihil

오늘 첫 자전거 출근. 서울 한복판인데 어디가 자전거도로인지. 그런 문화가 있는 건기. 가장 무서운 건 무개념 오토바이...문화도 없는데 만들어놓기만 하면 되는 건지...그 발상이란 게..참.. from API

퇴근때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 RT @anihil: "오늘 첫 자전거 출근. 서울 한복판인데 어디가 자전거도로인지. 그런 문화가 있는 건지. 가장 무서운 건 무개념 오토바이...문화도 없는데 만들어놓기만 하면 되는 건지...그 발상이란 게..참.." from PockeTwit

나름 도심 한가운데라고 하지만 자전거 도로는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고 차도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뒤엉켜 혼란의 도가니, 그나마 교통질서를 잘 지켜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으니 자전거로는 위험해 갈 수가 없어 보였다. 특히 차도와 인도를 넘나들며 달리는 오토바이는 가장 위험한 존재였다.

그럼에도 차도로 달리는 자전거가 대다수였으나 나와는 달리 사이클이 주종이었다. 속도도 떨어지고 기어도 없는 스트라이다는 자전거도로가 없으니 인도로 갈 수밖에 없었다. 출퇴근하는 인파속을 뚫고 달리기란 너무 힘들었다. 행여 사고라도 나면 차량에 속하는 자전거는 불법적인 인도주행이라 가중처벌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으니 조심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공기는 예상대로 최악이었다. 왜 라이더들이 마스크 등을 쓰고 달리는 지 알겠다. 자전거 타다 죽거나 다치는 이도 많다니 헬맷은 필수이다.

자전거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 마련도 시급하지만 문화 정착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아무리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도, 규정을 만들어도 그것이 유명무실하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