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학교폭력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이들 자살소식도 자꾸 나오고 그에 대한 어른들의 대응책 또한 발표되고 있다.
소셜메트릭스가 올해초 내놓은 리포트( "학교폭력, 이대로는 안된다" )에 따르면, 작년 12월 2일 대전 여고생 자살소식에 연이어 12월 20일 대구중학생 자살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회적으로 빅이슈가 되면서 인터넷상에 작고큰 학교폭력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다.
보면서 학교현장이 이렇게까지 무너져버렸는지, 관련된 주체들, 학생이나 교사를 비롯한 교육당국, 학부모 모두 책임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뚜렷한 대책없이 현실성없는 대책들만 난무하고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피해자인 현실에서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하는지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연히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스터디 모임에서 선정한 책이 '학교의 풍경'이다.
현직교사인 조영선 선생님이 수필 형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오늘날 학교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래된 학교생활에 대한 기억만 가지고 있는 나로써는 전혀 달라진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곱슬머리가 유전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라는 요구에 부모와 학생, 담임교사가 번갈아 학생부 호출을 받은 황당한 이야기나 성적 중심의 서열 매기기, 자기 정체성을 철저히 부정당하는 학교에서 좀비나 괴물로 변하는 아이들, ‘인(in) 서울’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 10퍼센트의 ‘학습권’을 전체 학생의 인권보다 우선시하는 학교 분위기.
조영선 선생은 두발 제한이 학생인권 수준의 상징이며 학생인권이 정립되어야 교권도 바로 설 수 있고 크게는 학교교육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학교는 한국사회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단순히 학교내에서 벌어지는 일을 처벌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조영선 선생같은 분들의 노력이 귀중하기는 하나 맨파워에 의존한 해결은 보다 많은 학생들이, 지속가능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자라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책 '교사로 산다는 것 : 학교교육의 진실과 불복종 교육'에 의하면 "현재의 학교 취지는 부자들이 경비가 덜 드는 수단이며 제도권 내에서 학생들을 순종적이고 체제유지를 위한 애국자로 만드는 시스템이 바로 학교고 1%를 위한 교육이다"라고 말하듯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이뤄지는 학교교육의 한계때문에, 더구나 짧은시간내에 급성장하면서 철학과 자혜는 사라지고 지식만 강요하는 한국교육과 사회가 근본적 원인이다.
'한아이를 키우려면 한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자녀교육 방법처럼 내아이만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관심과 노력이 이뤄져야만 현 교육의 위기나 한국사회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어 보인다.
** 아메리카 인디언의 자녀교육 10계명
1계명 꾸지람 속에서 자란 아이는 비난을 배운다
인디언 부모들은 대개 이해심이 깊어 아이를 혼내는 일이 거의 없다. 아이가 잘 못했을 때도 가벼운 말로 타이르는 정도며 결코 매를 들지 않는다.
2계명 적대감 속에 자란 아이는 싸움을 배운다.
대개 자기 중심적인 아이들이 적대감을 갖는다. 특히 외동아이로 자라거나 항상 자기 멋대로 행동해온 아이들은 스스로를 절제하지 못한다. 적대감 속에서 싸움을 하며 자란 아이는 성장후에도 이기적이고 괴팍해질 수 있다.
3계명 놀림 속에서 자란 아이는 수줍음을 배운다.
어릴때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거리가 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아이가 실수하여 놀림을 받았다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며, 결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실수를 통해 잘못을 고쳐나가도록 격려한다.
4계명 수치심 속에서 자란 아이는 죄책감을 배운다.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 굴욕감을 주는 부모가 종종 있는데 아이는 이런 식의 꾸지람에 오히려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의 잘못은 따뜻한 대화와 보살핌으로 푸는 것이 원칙이다.
5계명 관대함 속에서 자란 아이는 인내심을 배운다.
무서운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실수를 하면 혼나게 될까 지레 겁을 먹고 미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관대한 부모 밑에서 끊임없이 격려받은 아이들은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시도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는다.
6계명 격려속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감을 배운다.
아이든 어른이든 공개적인 비난을 받으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며, 심할 경우 자신을 비하하게 된다. 비난 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자.
7계명 칭찬받고 자란 아이는 감사함을 배운다.
평소에 칭찬을 많이 받는 아이는 스스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며 아량이 넓어져 다른 사람에게 감 사할 줄아는 아이로 자란다. 잘했다고 큰 선물을 주기보다는 작은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크게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8계명 공평함 속에서 자란 아이는 신념을 배운다.
형제자매를 키우다 보면 아무리 공평하게 대하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경우가 많다. 단 5분이라도 자녀들과 개별적으로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9계명 안정감 속에서 자란 아이는 신념을 배운다.
간혹 아이와 맺은 약속을 소홀히 여기는 부모들이 있는데, 거짓말을 일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마음속에 불신감을 키우게 된다. 하지만 항상 약속을 지키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며 신뢰감을 쌓아간다.
10계명 인정받으며 자란 아이는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
‘크면 다 알게돼’, ‘피곤하니까 그만 하자’라고 말하기보다 ‘네 생각은 어떻니?’등 질문을 던지며 아이를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자. 아이들이 판단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른들의 착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