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교체는 타당하다

광화문 현판 교체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겨레의 보도, '군사독재의 얼굴, 광화문 현판 바꾼다' 이후 조선 등 보수언론은 현판교체의 정치적 의도를 제기하고 한글학회 등 한글 관련 단체는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더구나 "개혁군주 정조와 노대통령이 닮았다"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발언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개인적 의견은 "현판 교체는 언젠가 했어야 할 타당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이다.

"역사를 복원한다"라는 의미는 역사를 그 의미 그대로 되돌린다는 것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 복원

문화재를 원래의 위치나 상태 또는 모습대로 복구하는 일.

복원에는 변형되거나 파괴된 것을 그 현상태에서 그다지 변화되지 않을 정도로 복구하는 수리복원(修理復原)과, 장구한 시간 속에 물리적 ·화학적으로 변화하는 유물의 형태를 연구하여 그 원래의 모습을 찾아서 복구하는 복원이 있다.



"변형되거나 파괴된 것"이란 말에는 왜곡도 포함되어 있다. 역사의 왜곡. 현재 걸려있는 현판은 그야말로 역사유물의 왜곡이었다. 그것을 되돌리는 일이다.

"그것은 유적 훼손"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희의 "공과 과"를 떠나, '광화문'현판은 당대 경복궁을 복원한 집권자의 결과물이고, 이것조차 역사의 한부분이므로 그대로 역사로서 인정되어야 한다"라는 두호리님의 글도 있지만 그건 '왜곡된 역사도 역사이므로 바로잡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과 같다. 왜곡된 역사, 잘못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동북공정 또한 얼마가 흐르면 그것도 역사라고 그냥 좌시만 할 것인가. 또 우리 백두대간 곳곳에 일제가 박아놓은 말뚝은 그것도 역사니 가만히 나두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 부분에서 박정희 정권의 잘잘못은 관련이 없다. 다만 역사유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가 아무런 근거없이 - 나름대로는 근거를 가졌다고 주장하겠지만 - 유적을 마음대로 훼손할 권리가 있단 말인가. 그게 개발과 도대체 관련이 있는가.

"한글학회 등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글을 살려 쓰고 빛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라고 현판 교체를 반대하고 있지만 한글사랑과 역사유물 훼손은 전혀 다른 문제인 것이다.

물론 문화재청의 정조 집자를 통한 교체는 의문이다. 정조가 현판을 당시 직접 써 하사한 것도 아니고 굳이 집자까지 하면서 한자로 쓴다는 것도 무리한 추진인 것 같다.

광화문이 서울의 고유성과 역사성을 드러내는 곳이므로 한글학회의 주장대로 한글로 된, 나름의 고증과 필체에 대한 검증을 거친 현판으로 교체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유 문화재청창의 '아첨'이나 정치적 배경설 같이 이 논란에 은근히 스며든, 핵심을 흐리는 짓들은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