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통신(telecom)&위성(satelilite)/IMT-2000 국제전시회 및 세미나'가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전파진흥협회 주관으로 열렸습니다.
우리나라는 유선전화 가입자 2000만명, 이동전화 가입자 2300만명,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 정보통신 산업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외국업체와도 한자리에서 비교를 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전시회에는 IMT-2000, 블루투스, B-WLL(광대역 무선 가입자망), ITA(지능형 교통시스템), 위성통신 등 21세기 정보통신의 새로운 청사진을 보여주는 장비들이 모두 전시돼 국내외 IT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차세대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이라 불리는 'IMT-2000'은 무선전화의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던 국내에서는 관련기업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고 전시회장에서도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은 IMT-2000 서비스를 시연하는 부스였습니다.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면 휴대폰에 탑재된 카메라와 액정화면을 통해 화상통화는 물론이고 영화나 드라마 VOD서비스,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뱅킹, 인터넷 정보검색과 전자우편 송수신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하나의 휴대폰으로 현재의 로밍서비스 절차없이 외국 어디서나 통화가 가능해 전세계가 단일의 통신망으로 구성되는 등 정보통신의 일대 혁명이라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뿐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도 기술개발을 통해 IMT-2000 시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이 전시회에 설치된 300여개의 부스들이 증명해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눈으로 정보통신의 미래상을 보기엔 미약한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완전한 IMT-2000 시연회를 보여준 곳은 한군데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도 '멀티미디어 단말기'란 말이 우습게 기능 하나마다 다른 단말기로 시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단말기 자체도 컨셉트폰밖에 없어 시험해 볼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IMT-2000 이외에 블루투스와 PDA를 비롯한 무선인터넷 부분도 완전한 실제 체험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IMT-2000 사업자 선정이 한달 미뤄지고 뒤늦게 비동기 분야 연구를 시작하는 등 정부의 정책결정 자체가 혼선을 빚고 있는 것도 신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기자의 과문 탓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통신(telecom)&위성(satelilite)/IMT-2000 국제전시회 및 세미나'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IMT-2000 사업에서도 사업자를 선정하거나 기술표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PCS 사업자 선정 때와 같은 잡음과 혼선이 반복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쳐버리지는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