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에 따른 임금격차...논문으로 확인됐다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 이것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의 대학 이름의 앞글자로 만든 대학 순위표입니다. 이른바 학벌이죠.

이 순위표는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는 매우 익숙할 겁니다. 어느 대학을 나오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대입 경쟁은 치열한 이유일 겁니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이 얼마전 발표된 논문에서 임금격차 분석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요즘 입시의 탑클래스인 의학계열은 제외되고 본교와 분교는 구분되었다고 합니다.)


학벌에 따라 최대 50%의 임금 격차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고영선 선임연구위원과 서울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이지영 씨가 함께 작성한 논문에 따르면, 대학서열에 따라 최대 50%까지 임금 차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논문 '대학서열과 생애임금격차'에서는 대학서열 최상위 그룹의 졸업자들은 최하위 그룹의 졸업자들에 비해 평생 24.6% 많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대학 서열에 따른 임금 차이

  • 최상위 대학 서열의 임금 차이
서울대학교와 같은 최상위 대학들의 졸업자들은 25~29세부터 임금이 최하위 그룹의 졸업자들에 비해 24.61% 더 높게 시작됩니다.이 차이는 나이가 들면서 더 커지게 되며, 40~44세 구간에서는 50.53%라는 최대 격차를 보입니다.

이는 최상위 대학의 교육 품질, 네트워크, 그리고 학교의 명성이 취업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 상위 두 번째 대학 서열의 임금 차이
건국대학교, 동국대학교, 홍익대학교와 같은 상위 두 번째 그룹의 대학들의 졸업자들은 25~29세 때 9.53%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40~44세 때 39.65%라는 임금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이는 상위 대학들과 비교하여 명성이나 네트워크가 약간 떨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최상위그룹이나 상위 두번째그룹 모두 50세 이후에 들어서는 퇴직 등의 이유로 임금 격차는 줄어들거나 일부 역전되는 현상도 발견되었습니다.
 
대학교 그룹(논문 인용)


아버지의 학력도 중요한 요인

논문에서는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대학 입학 이전의 요인인 아버지의 학력과 대학 이전에 형성한 능력, 그리고 입학 후 요인인 대학교육과 네트워크 효과로 나눠 분석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 요인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가지 가설

"학벌에 따라 임금 격차가 있다"는 결과에 대한 설명으로 3가지 가설이 있다고 논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인적자본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학교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개인이 축적한 지식과 기술이 근로자의 숙련도와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이로 인해 더 높은 임금을 받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즉 대학교육을 통해 인재가 길러진다는 것이죠.

두 번째로 선별 및 신호효과 이론입니다. 이는 대학 교육 자체보다는 학생의 원래 능력이 노동시장에서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즉, 원래부터 우수한 사람이 좋은 학벌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자본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개인의 네트워크와 관계, 특히 동료나 선배, 동문들과의 연결을 통해 노동시장 성과가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학벌이 제공하는 좋은 인맥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가설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죠. 대학교육, 개인의 능력, 그리고 사회적 네트워크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