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승무원 폭행'에 대한 단상

지금 대기업 임원이 비행기에서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0일에 처음 뉴스가 보도된 이후 인터넷 특히 SNS를 통해 계속적으로 회자되면서 단순 사건에 그치지 않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결국 해당 업체인 포스코에너지는사과문과 함께 임원을 보직해제한다고 공지했고 대한항공은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에서는 '승무원 폭행', '왕상무', '비행기 라면' 등 다양한 키워드로 트윗되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인터넷에서 계속 항의하지 않았으면 포스코에너지이든 대한항공이든 문제삼지 않았을 것 아니냐, 이슈가 되니 지금에서 반응한다", "보직해제이면 결국 눈가리고 아웅 아니냐", "승무원에게 그럴 정도면 회사에서는 아랫사람에게 어떻게 했겠느냐"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당 임원은 대부분의 직장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대부분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전형적으로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부류 말이다. 그 임원은 승무원이 '인간'이기 보다 자기가 마음대로 하대할 수 있는 그런 하찮은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약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는 경험칙도 있었을 것이고.


우리네 사회에서 그런 부류의 인간을 만나기란 지위 고하나 나이를 막론하고 그리 어렵지 않다. 반말은 기본이고 무시와 폭언은 다반사로 보인다. 고객이라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힘이 세다는 이유로,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학교내 폭력도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모든 것은 어른들 탓인 것이다.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살아남기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살아남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런 두려움은 결국 스스로에 대한 가치, 자존감의 부족으로부터 나오는 상대적인 열등감의 결과로 보인다. 그 임원 또한 두려움때문에 겉으로는 나름 '치열하게' 살았을 것이고 그 치열함에는 상식적인 '가치'는 없었을 것이다. 살기 위해 본능만 남은 곳에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이번 일이 개인적인 이슈로만 치환하여 해당 임원만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사안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상징적으로,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에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한다.


외국에 '웨이터 법칙'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 이 사안에 적절하다.


"당신에게 친절해도 웨이터에게 무례하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