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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언론은 왜 삼성을 취재하지 않는가

니힐이 2007. 10. 31. 17:19

시사인(sisain)을 통해 삼성그룹 전 핵심임원의 고백으로 삼성을 고발하는 이슈가 터졌다. 확실한 물증이 뒷받침되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핵심임원이었다는 점과 본인계좌에 큰 돈이 들어가있었다는 점 등을 볼 때 흘려들을 사안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더 재미있는 것은 '하이에나'처럼 무슨 일만 터지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시민들이 굳이 알 필요도 없는 사소한 점까지 생중계하던 언론들이 사안에 비해 침묵의 카르텔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신정아씨 사건 중계만 보더라도 시시콜콜한 것까지 많은 지면과 방송꼭지를 통해 기사를 내보던 모습과 달리 단순히 사실만 전달하는 사건사고 기사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정환닷컴(http://www.leejeonghwan.com/media/, 10월31일 오후5시 30분 현재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불가)에 따르면 주요 일간지들의 기사는 29일 26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한겨레가 관련 기사 12개를 써서 그렇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장 파워집단이 자본가란 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상황이다. 고백이 설령 사실이 아니더라도 일종의 고발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적절한 법적 조사는 물론이고 삼성이 가지는 한국사회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응당 언론은 폭넓고도 철저한 취재를 통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의무 아닌가.

취재선진화방안에 대해 언론의 취재를 제한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고 분연히 일어선 그들이 아닌가. 국민경제에 엄청난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들의 탈법.불법 행위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는 존재한다고 보여지는데 언론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국민의 알권리를 자의적으로 편한 대로 해석버리는 게 바로 우리 언론의 현실이고 자사 이익에 반하는 경우는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게 우리네 언론인 것이다. 시사저널 사태에 보여준 시민들의 반응은 국민이 뭘 알고싶고 가치있어 하는가를 반증하는 것인데 잘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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