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캐니언(The Gorge)'
깊고 어두운 계곡 사이, 서로 다른 세계를 대표하는 두 저격수의 금단의 사랑과 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더 캐니언'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전쟁이나 좀비영화 취향인데 마침 애플 제품을 구매한 덕에 애플TV+ 3개월 무료구독권이 생겨 바로 챙겨봤습니다.
줄거리
상처 입은 전직 해병대원 리바이(마일스 텔러)와 리투아니아 용병 드라사(안야 테일러 조이)는 서로 다른 이념을 지닌 채 같은 목적으로 지도에도 없는 협곡에 파견됩니다. 1년 동안 '할로우맨'이라는 존재가 협곡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 임무를 맡은 두 사람은 서쪽과 동쪽 탑에서 서로를 감시하며 점차 친밀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설로만 들었던 할로우맨이 모습을 드러내고 두 사람은 생존과 사랑, 그리고 인류의 안전을 위한 사투에 뛰어들게 됩니다.
내맘대로 의견
🎓 정보성 (3.5/5)
- 냉전 시대의 관념적 대립을 판타지적 설정으로 재해석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역사적 갈등을 초현실적 공간에 투영했네요.
- 괴물과 지하세계에 대한 신화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지만,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 구축이 다소 허술한 것이 아쉽습니다.
💝 감동 (3.5/5)
- 협곡이라는 물리적 거리와 동서 이념이라는 정신적 거리를 사이에 둔 두 인물의 로맨스는 나름의 애절함이 있습니다.
- 마일스 텔러와 안야 테일러 조이의 케미스트리가 영화의 진짜 심장입니다. 공포와 생존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피어나는 사랑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어요.
🎪 재미 (4/5)
- 공포, SF, 액션, 로맨스를 한데 섞은 장르적 실험이 신선합니다. 특히 초반부의 긴장감과 몽환적 미장센은 시선을 사로잡죠.
- 하지만 스콧 데릭슨 감독의 야심찬 도전이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잃는 것이 아쉽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버무리려다 정작 핵심 이야기의 힘이 분산된 느낌이에요.
"젠장, 이 영화는 '사일런트 힐'과 '콜드 워'가 불륜을 저질러 낳은 괴이한 자식 같아."
초현실적 세계관과 금단의 사랑이라는 강렬한 조합으로 시작한 '더 캐니언'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매력을 가졌습니다. 스콧 데릭슨 감독은 환상적인 비주얼과 고어틱한 요소들로 시각적 충격을 선사하지만, 그 모든 스타일 뒤에 숨겨진 이야기의 실체는 다소 맥이 빠지네요. 마치 환상적인 포장지에 싸인 선물상자가 열렸을 때 기대보다 작은 선물처럼요.
그럼에도 마일스 텔러와 안야 테일러 조이가 보여주는 강렬한 캐릭터 연기와 독특한 세계관은 일반적인 스트리밍 영화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합니다. 적당히 기괴하고, 적당히 로맨틱한 이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공식에 지친 관객들에게 새로운 맛을 선사할 것입니다.
귀차니스트의 취미생활은...
귀찮아서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즐겨하는 것 중 하나가 🎥 영화 보기입니다.
OTT 덕분에 환경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개인적인 정리 차원에서 하나씩 남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