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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웹의 한계...그리고 발전가능성?

니힐이 2006. 2. 3. 13:39
스포츠신문이 월드컵 특수까지 겹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행복한 상상을 하는 2002년에 대한민국 국민 또한 집집마다 보급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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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후인 2004년에 스포츠신문을 비롯한 종이신문은 무릉도원에서 벗어나 차가운 현실에 던져진다. 지난 날의 화려함이 남가일몽인가 싶을 정도로 급속하게 쇠퇴의 길에 이른 것이다. 월드컵 2년 만인 2004년 7월 20일에 스포츠신문 굿데이(Goodday)가 부도 난 것은 종이신문의 몰락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김중태문화원 '신문이 몰락하는데는 불과 2년도 걸리지 않았다' 글 중

우리 삶속 모든 부분에 스며든,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 인터넷이 기존의 세상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어릴 적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에 어김없이 들려진 스포츠 신문은 팍팍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몇 개 되지 않는 매체 중의 하나인 것으로 기억난다.

하지만 지금 스포츠신문은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이제 인터넷으로 많은 것들을 실시간으로 소비하고 나아가 유통시키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일부는 컨텐트를 직접 생산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단지 스포츠신문에 국한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모든 언론사에게도 닥치고 있는 일이다. 언론이 누리는 정보에 대한 독점적 접근권이라는 기존의 프리미엄은 미래에도 유효한 생존모델인가 의심스럽다.

유비쿼터스 환경에 따라 수많은 정보매체가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하고 UCC(User Create Contents)를 업계가 적극적으로 수용해 소비자가 곧 1차 혹은 2차적 생산자가 되는 시대가 되면 대중사회 출현 이후 언론이 누려온 독점적 정보창구의 역할은 점점 감소할 것이 분명해보인다.

스포츠신문의 예를 보지 않더라도 신문구독률이나 TV시청률이 절대적으로 감소세에 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 2004년 12월 현재 전체 신문의 열독률과 구독률은 각각 43%와 41%로 사상 최저였으며, 오는 5월 조사에서는 구독률이 40%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방송 역시 다양한 콘텐츠 수용 채널의 등장으로 그 위상이 축소되고 ...

매스미디어의 개인미디어화 '가속화'  by 미디어오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언론사의 위기의식과 도전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독점적 정보컨텐트의 생산자'라는 의식은 웹(인터넷)을 하나의 매체로 인식시키기 보다는 부가적 서비스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2002년 이후 급격히 성장해버린 포털뉴스의 정보배포 영향력을 단지 '네티즌의 말초신경을 자극한 결과'라고 과소평가하거나 이를 회복하기 위한 포털뉴스에 가해진 갖가기 장치노력들은 현상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컨텐트의 선택과 소비는 소비자가 가진 권한이지 생산자의 권한은 아닌 것이다.

언론사 닷컴에 근무하는 이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은 모습이 있다. 모기업(언론사)의 인터넷 매체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한 일부분 자조적인 분위기가 있다. 한마디로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생각에는 그것이 바로 언론사 웹이 가지는 한계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질의 컨텐트를 보유하고 또 강력한 동원능력(제휴 능력)과 자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포털 등 순수 인터넷사이트보다 뒤쳐지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그런 현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모습을 보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현실을 부정하고 구태의연한 구시대의 논리로 인터넷(웹)의 의미를 경감시키고 포털 등 순수 인터넷사이트의 경쟁력을 과소평가하고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우리 언론사의 현실이다. 한국보다 인터넷 환경이 떨어진다는 외국에서 벌써 언론의 갖가지 실험이 진행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아쉬움이 많이 든다. 회사가 보유한 컨텐트의 유기적 연결에 전사적 의미부여와 지원, 그리고 적극적인 실험적 시도가 덧붙여진다면 발전가능성은 상당 부분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득권을 버리고 외부세계의 변화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미래지향적 사고만이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