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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균의 사실은...안타깝다

니힐이 2005. 1. 12. 02:16
[신강균의 사실은]은 사실상 명이 끊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팀을 꾸려 프로그램을 만든다고는 하지만 기존과 같은 파괴력있는 고발프로그램일 수 있을까 의문이 간다.

[신강균의 사실은] 파문에 대한 온갖 비난과 동정으로 블로그를 비롯한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그만큼 그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그것이 애정어린 것이든 미움이든 간에 -이 높아서 였을 것이다.

구찌라는 명품백을 받은 것은 뇌물이며 어떤 이유에서든 잘못된 것이고 책임을 면할 수는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것이 설혹 지연이나 학연으로 뭉쳐진 어쩔 수 없는 한국적 현실에서 기인한 것이라도 말이다.

더불어 1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백으로 인해 논란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이상호 기자가 홈페이지에서 밝혔듯이 최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술자리 또한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 아닐까.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얼마전 다루던 아이템의 취재원과 기자와의 비싼 술자리가 단지 친분관계의 만남이라고 정당화될 수 있을까. 1인당 5만원 이상의 식사자리면 뇌물이라고 하는데 말이다. 그들은 당당히 그 자리를 거부했어야 한다. 너무 만연해서 그것에는 아무 꺼리낌이 없었던 건가.

치열한 자기반성과 거리두기가 누구보다 필요한 직업임에도 왜곡된 한국사회가 그동안 면죄부를 줬던 것 아닌가.

그럼에도 [신강균의 사실은]은 한국사회에는 필요한, 벌써라도 나왔어야 할 프로그램이었다. 그동안 그렇게 신랄하게 소위 '마구 깐' 프로그램이 있었나. 누구나 '깔' 수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나도 성역없이 깐다'라고 한 게 한국언론 아닌가.

어떨 때는 너무 까다 무리하다시피 한 경우도 없지 않았지만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과도기적 시행착오로 볼 수도 있다.

한국언론은 정치권 못지않은 개혁의 대상이다. 충분한 자기철학과 논조도 준비되지 않음은 곧 권력과 자본과의 잘못된 타협을 넘나들게 하고 자기권력의 발원지를 제대로 모른 채 얻는 정보의 독점은 시민들을 내려다보는 엘리트주의를 내재화시킬 수 있다.

그동안 그것이 한국언론의 모습이었다. 진실은 말하지 못할 망정 사실조차 왜곡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신강균의 사실은]이란 프로그램에 눈길이 갔었다. 그래서 더욱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 안타깝다.

p.s. 글을 쓰고 서핑을 하다보니 이상호 기자가 홈페이지에 쓴, 지금은 삭제된 글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진실성에 의심이 간다라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그 기자의 글에 진실성이 있거나 없거나"가 이번 사태의 핵심(언론사에서는 일본식 전통을 좋아해서 그런지 이것도 '야마'라고 하더군요)이 아니라 '그런 술자리와 뇌물과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이 되는데...